퇴근 후, 동네책방

저자 | 구선아
출판사 | 리얼북스
출간일 | 2021.03.25
페이지 | 184
ISBN | 9791186173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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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로, 책방 운영자로 꿈꾸는 낭만이 존재하는 동네 책방

전국 2,300여 개의 서점, 1인 독서량과 책 구매량은 감소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하나둘 생겨나는 동네 책방. 동네 책방의 매력은 모두의 취향을 고루 만족시켜야 하는 대형서점과 달리 각각의 고유한 취향을 확실하게 전개하며 취향의 공유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큐레이션 문화’와 ‘느슨한 관계’다. 작가는 단순히 책방의 삶을 풀어놓는 데 멈추지 않고 인디 문화의 가치와 앞으로 동네 책방의 역할과 기능까지 깊은 고민과 생각의 흔적들을 전하며 동네 책방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非투게더 분위기가 만연한 1인 가구의 시대, 너무 친밀하지 않으면서도 나와 같은 생각, 같은 취향을 나눌 수 있는 느슨한 매력의 Be투게더의 공간. 누군가의 책방이 아닌 함께 글을 쓰고 작은 출판물을 만들며 때때로 그림과 공예를 하거나 혹은 커피 한 잔, 술 한 잔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우리의 동네 책방의 세계로 초대한다.

‘동네 책방 사용 안내서’부터 ‘서울 책방 지도’까지

친절한 동네 책방 여행 안내서

홍대 앞에서 직접 동네 책방을 운영하는 작가가 2018년~2020년 서울의 19개의 책방을 직접 방문했다. 책방 운영자로서, 여행자로서, 동료로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책방의 삶은 책방을 좋아하는 사람도, 책방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이미 책방을 운영 중인 사람들도 흥미로울 것이다. 평소에 동네 책방에 관심이 있었지만, 방문을 망설이는 미래의 동네 책방 마니아들을 위해 부록으로 친절한 동네 책방 사용 안내서를 준비했다. 제품을 사면 가장 먼저 사용설명서를 익히듯 사용 안내서를 읽어본다면 좀 더 편안하게 다양한 공간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9개 책방의 취향과 공간을 좀 더 탐색해보거나 직접 방문해볼 수 있도록 책방의 인포가 담긴 서울 지도가 책의 커버 뒷면에 숨어있다. 취향에 맞는 동네 책방이 오래도록 자리에 있어 주길 바라는 마음과 마음이 모이면 우리의 가까운 곳마다 동네 책방이 머물 수 있다. 책방과 사용자의 취향과 애정이 따스하게 공존하는 동네 책방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Chapter 01, 소소하지만 특별한

책방에서 공연보기, 공상온도
사회학자의 시선으로, 니은서점
글자가 뛰어 노는 꽃밭을 꿈꾸며, 다시서점
동네에 있는 진짜 동네서점, 대륙서점
소소하지만 특별한, 별책부록
전시하는 책방, 보안책방
아름다운 서점, 부쿠
한 달에 한 도시를 여행하는 여행책방, 사이에
여행 작가의 감성으로, 새벽감성1집
서울이란 도시의 모든 책, 서울책방
스페인이 그립다면, 스페인책방

Chapter 02, 그림 그리고, 글도 쓰고

세상에 없는 서점을 꿈꾸며, 아크앤북
출판하는 책방, 이후북스
트렌디 한 그곳, 인덱스
그림 그리는 마을책방, 지구불시착
서울과 뉴욕을 잇는, 커넥티트 북숍
독립출판물의 동아리방, 헬로인디북스
맥주 마시며 책 읽는, gaga77page
도시에서 나로 살기 위한, 책방 연희

프롤로그 | 4
동네 책방 사용 안내서 | 178

책 속으로

유명 유튜버나 미디어가 소개하는 책이 소비가 느는 현상은 계속 증가추세다. 아마 당분간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에 책이 편중되어 소비될 수 있는데 니은서점과 같은 동네 책방이나 작가, 편집자들이 스스로 숨은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함께 늘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다. 이제 독자가 양질의 책을, 좋은 콘텐츠를 고르면 된다. 서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이다. 책방이라는 이름으로 공간을 운영한다면 이 역할을 잊으면 안 되지 않을까. 전국 곳곳에 생기는 작은 동네 책방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기를 바라본다.
—「사회학자의 시선으로, 니은서점」중에서

지구불시착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공간을 꾸민다. 책방 입구에는 헌책이 가득 꽂혀있다. 한 권에 천원, 이천 원 하는 헌책이다. 마을 주민들이 헌책을 모아 판매하고, 판매금 전부는 좋은 일에 쓰이도록 기부한다. 나는 입구부터 헌책 세 권을 골랐다. 구하기 힘든 두 권의 책과 읽어보고 싶었던 책 한 권이다. 욕심 같아선 몇 권을 더 고르고 싶었지만, 집까지 돌아가는 길이 걱정되어 다시 서가에 꽂았다. 입구를 들어선 카운터 앞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과 작업물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마을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순환 경제의 거점 공간인 셈이다.
—「그림 그리는 마을책방, 지구불시착」중에서

책방을 하는 동안 책방일지를 묶어 계속 ‘적게 벌고 행복 할 수 있을까’라는 인생의 화두를 던질 거라는 운영자. ‘불안정한 삶이지만 잘 살아가고 있다고 세상에 소식’을 계속 전해주길 바란다. 부디 세 번째도 다정한 헬로인디북스의 이야기이기를. 언제나 연남동 골목 안에서 헬로인디북스가 안녕 인사해 주기를.
—「독립출판물의 동아리방, 헬로인디북스」중에서

독립출판물의 생생한 느낌을 좋아하는 책방 운영자는 2019년 3월 말, 문화비축기지에서 독립출판 마켓 ‘오프 페이퍼 OF(F) PAPER’를 기획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약 100여 팀이 참가한 마켓은 매년 운영할 예정으로 금천구에 위치한 독립출판물 중심 책방 올오어낫씽 운영자와 함께 꾸린다. 매달 북 마켓이 다양한 형태로 있다면 새로운 시장 형성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정 출판사나 인기 작가에게만 집중되는 북 마켓이나 페어가 아니라 다양한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장이 많아지면 좋겠다.
—「맥주 마시며 책 읽는, gaga77page」중에서

책방은 분명 책방 운영자 개인의 공간이자 누군가의 공간이며, 책, 취향, 분위기를 사고파는 영리 공간이다. 아직은 홍대 앞에서 월세와 관리비 내기에 바쁘지만 다른 벌이로 책방 운영에 더하지 않는다. 퇴사하고 차린 책방, 잘하고 싶었고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어 조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책방 연희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책방 연희는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나아간다. 나의 걸음이 누군가의 걸음이 되어 동네 책방의 걸음으로 나아가길 꿈꿔본다. 여행자로서, 독자로서, 책방 운영자로서 분명 내가 꿈꾸는 낭만이 존재하는 곳은, 여기, 바로 이곳, 책방이다.
—「도시에서 나로 살기 위한, 책방 연희」중에서